
솔직히 저는 첫 유럽 여행 때 항공권 예약하면서 엄청 고민했습니다. 런던행 직항편을 보다가 경유편을 보면 가격 차이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나더라고요. 그때 제가 내린 결론은 '가는 건 직항, 오는 건 경유'였는데, 돌이켜보면 이 선택이 제 여행 스타일을 완전히 바꿔놓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 가지를 다 경험해보니 각각의 장단점이 정말 명확하게 느껴졌거든요.
직항과 경유, 비용 차이는 얼마나 날까
런던 여행을 준비하면서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한 건 항공권 가격이었습니다. 인천-히드로 직항편을 검색했을 때 왕복 기준으로 약 150만 원 정도가 나왔는데, 경유편은 70만 원대부터 시작하더라고요. 여기서 경유편(Transit Flight)이란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지 않고 중간에 다른 공항을 거쳐 가는 항공편을 말합니다.
실제로 제가 예약한 직항 왕복권은 약 140만 원이었고, 돌아오는 경유편은 단독으로 70만 원에 구매했습니다. 같은 런던-인천 구간인데도 직항과 경유의 가격 차이가 정확히 두 배였던 거죠. 이런 가격 차이는 로마나 미주 노선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데, 경유편을 선택하면 최소 30만 원에서 최대 100만 원까지 절약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책과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인천발 유럽 노선의 평균 탑승률은 직항이 85.3%, 경유가 78.6%로 집계되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아직도 많은 여행객들이 직항을 선호하지만, 경유편을 활용하는 여행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가격 차이가 나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직항편은 운항 거리가 길어 연료비와 운영 비용이 높습니다
- 경유편은 항공사가 여러 노선을 묶어 운영하면서 좌석을 효율적으로 판매합니다
- 중동 경유편의 경우 해당 지역 항공사들이 허브 공항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합니다
시간과 체력, 어떤 걸 우선할 것인가
런던으로 갈 때 제가 탄 직항편은 약 10시간 30분 정도 걸렸습니다.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그래도 중간에 내릴 필요 없이 쭉 가니까 피로도는 생각보다 덜했습니다. 히드로 공항에 도착해서도 바로 숙소로 이동할 수 있었고, 짐을 풀고 저녁 먹을 시간까지 충분하더라고요.
문제는 돌아올 때였습니다. 제가 선택한 경유편은 런던에서 출발해 두바이를 거쳐 인천까지 오는 스케줄이었는데, 총 비행 시간이 거의 20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두바이에서 대기 시간(Transit Time)이 7시간 정도 있었거든요. 여기서 트랜짿 타임이란 경유지 공항에서 다음 항공편을 기다리는 대기 시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경유편은 체력 소모가 상당했습니다. 첫 번째 비행에서 이미 피곤한 상태인데, 경유지 공항에서 몇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야 하니까요. 특히 중국을 경유하는 일부 항공편의 경우 대기 시간이 36시간까지 나오는 스케줄도 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공항 근처 호텔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수준입니다.
한국관광공사 해외여행 통계에 따르면 30대 이하 여행객의 42.7%가 경유편을 선택하는 반면, 50대 이상은 73.8%가 직항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연령대별로 시간과 비용에 대한 우선순위가 확실히 다르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경유지를 여행지로 만드는 방법
제가 두바이에서 7시간을 기다리면서 처음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두바이 공항에서 제공하는 무료 시티 투어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대기 시간이 6시간 이상일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였습니다. 저는 이걸 활용해서 사막 근처까지 다녀왔는데, 짧은 시간이었지만 중동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경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사실상 1석 2조의 여행이 가능합니다. 특히 대기 시간이 12시간 이상 나온다면 아예 공항 밖으로 나가서 경유지 관광을 계획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나 홍콩 경유편을 선택해서 하루 정도 그 도시를 둘러보고 가는 여행자들도 많다고 하더라고요.
다만 경유편을 선택할 때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들이 있습니다.
- 대기 시간이 2~3시간으로 너무 짧으면 연결편을 놓칠 위험이 있습니다
- 도쿄처럼 공항이 2개인 경우(나리타와 하네다) 공항 간 이동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 짐을 최종 목적지까지 직접 부치는지, 경유지에서 다시 찾아야 하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 경유 국가의 비자 요건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솔직히 경유편 예약 전에 이런 부분들을 꼼꼼히 체크하지 않아서 두바이 공항에서 조금 헤맸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환승 게이트를 찾는 과정에서 시간을 꽤 허비했거든요. 여행 초보자라면 처음엔 직항으로 시작해서 경험을 쌓고, 이후에 경유편을 시도하는 게 안전할 것 같습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이겁니다. 시간이 정말 촉박하거나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다면 직항이 답입니다. 하지만 여행 경비를 아껴서 현지에서 더 많이 쓰고 싶고, 경유지에서의 색다른 경험도 즐길 수 있다면 경유편도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입니다. 저는 다음 여행에서도 상황에 따라 두 가지를 적절히 섞어서 사용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도 본인의 여행 스타일과 우선순위를 잘 따져보시고, 그에 맞는 항공권을 선택하시길 바랍니다.